[단독] 용산 대통령 이후.."살려달라" 경찰 5000시간 초과근무

출퇴근 대통령 시대 여파로 관할 경찰의 근무량이 폭증했다는 추산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윤석열 대통령 자택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 배치되는 경찰 인력도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용산 경찰 초과근무 5000시간 이상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용산서 경비과에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동원 명령서)에 따르면 지난 5~7월 ‘집무실 상황 대비’ 등을 동원 사유로 적어낸 경찰들의 총동원 시간은 약 2372시간으로 추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통령실 주변 집회·시위 신고 폭증으로 집무실과 일대를 함께 챙기는 업무도 자연스레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직급·시간 등에 따라 수당은 다르게 계산되지만, 시간당 1만 5000원으로 수당을 일괄 적용했을 때 윤 대통령 자택 경호 사안으로 서초서 정보 안보 외사과 직원들은 ▶5월 1155만 원 ▶6월 1230만 원 ▶7월 1740만 원 등 총 4125만 원에 이르는 초과근무 수당을 받았다. 용산서 경비과 직원들은 ▶5월 1015만 원 ▶6월 1111만 원 ▶7월 1431만 원 등 총 3557만 원을 수령한 셈이다. 이 가운데 서초서 직원 A 씨는 약 470시간에 이르는 초과 근무를 해 동원 수당 705만 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용산서 직원 B 씨는 약 239시간 일해 358만 원을 탔다.
“살려달라” 글도…매일 700명 이상 투입

윤 대통령 자택이나 대통령실 인근에는 경찰 인력 수백 명이 동원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윤 대통령 자택 주변에 주간 중대 2개와 여경 2개 팀을 배치하고 있다. 야간에는 2개 중대를 투입한다. 1중대 80명과 1팀 6~7명으로 계산했을 때 윤 대통령 자택 주변에는 주간에만 170명이 넘는 경찰이 서 있는 셈이다.
대통령실 근처에는 주간 중대 3개와 여경 2개 팀, 야간 중대 1개가 각각 투입된다. 윤 대통령이 출퇴근할 때에는 서초서와 용산서의 교통경찰 30~40여 명도 동원된다. 서초와 용산 상황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경호·경비 등에만 매일 경찰 700명 이상이 동원된다는 추산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새로 마련된 서울 한남동 관저에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서초구 주민 엄모씨는 “대통령 출근을 보면 셀 수도 없이 많은 경찰이 서 있곤 했다”며 “경찰이 국민을 지키는 게 아니라 대통령만 지킨다는 생각이 들어 눈살이 찌푸려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