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원 지지자 추정 '욕설 문자' 공개.. 민주 내 '계파 갈등' 심화되나
신동근 의원 "이건 돌멩이 던지는 게 아니라 칼과 같은 흉기를 던지는 행위"
'친문'으로 분류되는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강성 지지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받은 충격적인 문자를 공개해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동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소위 문자 폭탄도 열정적인 당원들의 의사표현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욕설 문자를 접하면 기분이 상하지만 이 또한 일종의 열정을 동반한 여론이라 받아들이려 마음을 다스린다"라고 운을 뗐다.
신 의원은 "투표를 종이 돌멩이라고 하듯이 문자 폭탄으로 표출된 여론도 문자 돌멩이라고 여기려 노력한다"면서 "어제 저는 재선의원 토론회에서 요청을 받아 발제자로 나섰다. 제 딴에는 균형 잡힌 발제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 대선, 지선에서의 후보 문제, 당의 공천 문제를 짚으면서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는 것도 거론했던 것"이라며 "토론회가 끝난 후 아래의 문자를 받고 이건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이건 돌멩이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칼과 같은 흉기를 던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이 공개한 문자는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명 대통령님께 혓바닥 함부로 놀린 새 X들 혓바닥을 잘라버릴까 부다"라는 다소 섬뜩한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숨기지 않고 민주적 공론의 장에 재갈을 물리는 것도 아니고 아예 혀를 자르겠다는 협박문자를 보냈다는 게 더욱 광기를 느끼게 한다"면서 "이런 도를 넘는 행위는 삼가 주셨으면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불쾌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한 네티즌은 "신고하세요! 이런 #협박문자. 반드시 #강력 대응해야 합니다. 그냥 넘어가니까 계속하는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지난 대선 지선에서의 후보 문제, 당의 공천 문제를 짚으면서 어떻게 문재인 정부의 실패와 연결시킬 수 있죠? 정부가 선거를 치렀나요? 민주당의 실패라고 얘기하면 될 것을 정부는 왜 끌어들이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라며 신 의원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우상호 비대위원장 주재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것과 관련해 "책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안다"면서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패했는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게 민주 정당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6·1 지방선거에서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을 직격 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 전 의장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원래 계파가 있어야 정당"이라면서도 "어떤 계파가 자기네만 독점하고 다 갖겠다는 상태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된다. 난파선 위에 선장이 되려고 싸우다 가라앉을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용득 상임고문도 "지금 서로 남 탓만 하고 있다. 국민들도 불안해한다"며 "우리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고 이럴 때가 아니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전례를 언급하면서 "우리의 자생력으로 얻어진 게 아니다. 즉 우리는 발광체가 되지 못하고 반사체의 역할밖에 못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