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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공무원 된 게 아닌데" 철밥통 꿈꿨지만, 현실은 10점 만점에 '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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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공무원 된 게 아닌데" 철밥통 꿈꿨지만, 현실은 10점 만점에 '2점'

 

 

 

[MT리포트] 식어버린 공시 열풍④

[편집자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추락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안정성, 공무원연금의 혜택 등 '공시족'을 양산했던 매력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시족들이 몰렸던 노량진 학원가 등의 분위기를 중심으로 공무원 시험 경쟁률 하락 요인을 살펴본다.

 

 

 

 

 

 

 

#정다원 씨(가명·31)는 2018년 '7급 공무원'이 됐다. 3년 반 공부한 결실이었다. 정 씨는 "공무원이 어릴 적 꿈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사기업 친구들을 보니 '철밥통' 공무원이 하고 싶어 졌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합격 후 지방의 한 도청에 배치됐다. 하루 5~6건 민원을 받았다. 최근에는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항의를 받았다. 한 시간쯤 들어주다가 '서면으로 내용을 정리해달라'라고 했다가 불친절 민원 신고를 받았다. 정 씨는 "위에서는 '그냥 참으라'고만한다"라고 했다. 업무가 몰리면 야근도 잦았다. 밤 10~11시까지 근무하기 일쑤였다. 같은 공무원인 여자 친구와 한 달 동안 못 볼 때도 있었다.

 

 

 

 

 

 

 

 

 

 

 

정 씨는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몇 점이냐는 질문에 "2점"이라 답했다. 그는 "정년이 보장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기에는 힘에 부친다"라고 했다. 정 씨 주변에선 이직을 원하는 공무원 동기, 후배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과거 공무원은 청소년들 '장래희망'에 항상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철밥그릇'이라고 불릴 정도로 안정적이고 '워라밸'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공무원 지원자는 눈에 띄게 줄어 인기가 예전만 같지 않다. 현직 공무원들은 인기가 떨어진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머니투데이가 만난 공무원들은"'처음 시험을 준비할 때 공무원은 △퇴근이 철저하다 △경쟁이 덜 치열하다 △시험 준비가 수월하다 △안정적이다고 생각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기대와 많이 달랐다. 서울시의 한 구청에 근무하는 9급 공무원 A 씨(26)는 "워라밸이 생각 이상으로 깨져있다"며 "이에 비해 봉급은 매우 약소하다"라고 했다.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이 모 씨(31)는 "최근 몇 년간 공무원 봉급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을 밑돌았다"며 "대기업에 간 친구들의 연봉과 비교하면 자괴감을 느끼기까지 한다"라고 했다.

업무의 난이도 또한 결코 낮지 않다. 공무원들은 민원 응대 스트레스가 크다는 반응이 두드러졌다. 지방 교육청에 근무하는 8급 공무원 B 씨(29)는 서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민원인을 돌려보냈다가 "네가 뭘 잘못했는지 고민해보고 전화 달라"는 말을 들었다.

 

 

 

 

 

 

 

 

 

 

 

민원인으로부터 "네가 뭔데 날 하대 하나", "공무원의 6대 의무를 대보라", "네가 그중 지킨 게 하나라도 있느냐"는 말을 듣고 나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였다. B 씨는 "이제 사람을 마주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지던 '정년 보장' 역시 최근 2030 세대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도 공무원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C 씨(25세)는 "소위 MZ세대들에게 '천직'이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잦은 이직을 통해 본인의 지향점을 찾아나가는 현실에서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은 매력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공직사회 특유의 상명하복 분위기도 '비호감도'를 더한다. 특히 실적이 아닌 연공서열로 동료가 승진할 때 받는 허탈함도 작지 않다. 8급 공무원 D 씨(30)는 "최근 전화도 잘 안 받고 자리를 자주 비우는 업무 태도가 불성실한 동료가 먼저 승진해 허무했다"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구청에 근무하는 E 씨(29)는 "지금의 공채 경쟁률은 그동안 '공무원은 좋은 직업'이란 환상이 깨져 거품이 빠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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