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팝콘과 함께 '중개인'을 보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팬클럽 '건희 사랑'에 소개됐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 회장인 강신업(58) 변호사가 김 여사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자신을 비판한 시사평론가 등에게 욕설과 함께 법적 조치를 시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과 김 여사 측이 이를 제지하지 않아 문제를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변호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김 여사의 사진을 다수 공개해왔다. 이를 두고 “공인인 대통령 배우자의 사진과 메시지가 사적(私的) 통로로 발신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자신이 결성한 ‘매관매직 척결 국민연대’ 회원 가입을 안내하며 회비 모금 활동을 벌였는데, 지난 13일 여기에 우려를 표시한 한 시사 평론가에게 “듣보잡이 헛소리한다”며 욕설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을 비판하자 장문의 반박문을 올리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14일 “경위야 어찌 됐든 욕설을 사용한 것에 대해 불편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리고 법적 조치는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강 변호사는 김 여사가 직접 촬영한 사진을 제공받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직접 소통도 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강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 등을 놓고 “더 많은 사진을 공식 루트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는데, 강 변호사의 최근 잇단 돌출 행동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 변호사가 사인인 만큼 대통령실이 나서서 제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선 실세를 자처하는 ‘건희 사랑’ 운영자의 안하무인이 놀랍다”라고 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더 큰 사고를 치기 전에 이분을 정리하라”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여사가 전날 권양숙 여사 예방을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던 코바나 콘텐츠 전무 출신 지인 A 씨를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충남대 무용과 겸임교수로 인수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야당은 “대통령 배우자가 전직 대통령 배우자를 공식 예방하는 데 사적 지인을 동행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고 고향이 그쪽(김해) 비슷하다 보니 동행하게 된 것 같다”며 “권 여사를 만나는 자리에 합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오후에는 대변인실이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 지인은 환담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추모 마음을 사적 논란으로 몰아가는 민주당 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