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10만 원?.."소주, 너마저"
https://www.youtube.com/watch?v=bUyAggX1wYs
이어서 ET콕입니다.
겨울철 대표 간식 붕어빵 가게에 들렀습니다.
천 원에 3개를 상상한 건 야무진 꿈이었을까요.
봉투에 담긴 건 팥 하나 크림 하나도 개의 붕어빵입니다.
퇴근길의 소소한 행복, 편의점 캔맥 줍니다.
‘4캔 만 원’이라고 쓰인 진열장 앞에서 고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4캔 만 천 원.
골라 담는 맥주 종류가 달라졌습니다.
내일부터는 소줏값이 오릅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공장 출고가를 7.9% 올린 1166.6원으로 인상할 예정입니다.
업계 1위가 움직였으니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합니다.
특히나 소주값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장 출고가가 100원 내외로 올라도 식당 등 업소에서는 1000원 이상 올리는 게 통례입니다.
식당에서 소주 한 병 값이 5000~6000원 선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란 얘깁니다.
어른 서너 명이 삼겹살에 인당 소주 한두 병씩이라도 마실라치면 얼추 10만 원을 넘긴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비 오면 막걸리에 파전이 떠오르듯, 요즘처럼 추운 날이 계속되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간절해집니다.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더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서민의 술은 역시 소주입니다.
특히 삶이 흔들릴 때 소주는 힘과 위안입니다.
고단한 하루의 끝을 쓴 소주 한 잔으로 씻어냅니다.
그래서 소주는 '소주'라고 해야 소주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주 한 잔은 적을 친구로 만들고, 없던 힘도 생기게 하고, 평소 같으면 죽었다 깨도 못할 일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너만 보면... 자꾸 마음이 좋다."]
이처럼 소주의 위상이 막강하니 역대 정부는 소주를 서민에게서 빼앗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소줏값은 서민이 감당할 수준에서 관리해 왔습니다.
소주 맛 떨어지게 했다간 전국에서 쏟아질 성토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때문이겠죠.
음주는 흡연만큼이나 유해하지만 정부의 음주 예방 예산은 금연 예산의 1%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가격 인상을 앞둔 지난 주말.
대형마트 소주 매출이 지난해보다 최대 60%까지 늘었습니다.
가격 오르기 전 미리 사놓자는 수요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달 뒤엔 맥주값이 오른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소주 맥주를 섞는 소맥 한 순배 하려면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퇴근길’이라는 단 두 줄짜리 시에 팍팍한 삶으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심정을 이렇게 집어넣었습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