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조 7000억 원 적자 내고도.. 건보공단, 전 직원 성과급 290억 원 지급 예정
2020년 3531억 원에서 9조 5814억 원으로 적자 27배 늘어
올해 1분기 기준 1조 7000억 원 규모의 당기수지 적자를 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 직원에게 약 290억 원을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최근 ‘2022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예비비 사용(안)’을 수립했다. 사용안을 살펴보면 건보공단은 직원 성과급으로 290억 8489만 8000원을 지출하기로 내부 검토를 마쳤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가 2조 8229억 원을 기록, 흑자를 본 만큼 성과급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건보공단이 적자 보전을 위해 정부가 지급한 지원금을 ‘수입’에 포함, 적자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추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를 재 추계한 결과 적자는 2020년 3531억 원에서 9조 5814억 원으로 27배 늘어났다. 건보공단이 흑자를 냈다고 밝힌 2021년의 경우에도 정부 지원금을 제하면 사실상 적자인 셈이다.
이와 함께 건보공단은 단기자금을 과다하게 운영해 ‘273억 원‘ 규모의 여유자금 운용 수익도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건강보험 재정관리에 대한 외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타 공공기관이 성과급을 자신해서 반납하거나 성과급 지급액을 50%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도 대비된다. 강원도에 본사가 위치한 강원랜드는 최근 성과급 지급 예정액의 50%를 자진해서 반납했다.
강원 원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올해 건보재정이 1분기에만 2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봤는데 290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계획과도 그 방향이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성과급 지급과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경영성과급은 예비비를 사용해 지출될 예정이며 지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흑자를 본 만큼 이에 따른 성과로 성과급을 지급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