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혜경 의혹' 참고인, '카드깡' 당사자였다.. "불안 떨어"
2009~2018년 성남 담당 기무사 요원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비상임이사 근무
자택은 수행비서 배 모 씨와 공동 명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남성이 ‘카드 바꿔치기’의 당사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의 개인 카드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에 이용된 사실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국군기무사령부 영관급 장교 출신으로 2009~2018년 성남 지역 정보요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28일 JTBC 등에 따르면 숨진 김 모 씨는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5급 비서관 출신 배 모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김혜경 씨가 법인카드를 음식 배달 등에 사적으로 유용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경찰은 김혜경 씨 의혹을 수사하던 중 식당이나 가게 등에서 김 씨 명의의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이를 취소한 뒤 다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법인카드는 한 번에 12만 원까지 결제 가능한데, 이를 넘어가는 금액은 김 씨 개인카드로 미리 결제하고 그 액수를 12만 원 이하로 나눠 경기도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했다는 것이다. 김 씨 카드의 결제 취소는 배 씨 지시로 이뤄졌다고 한다.
숨진 김 씨가 지난해부터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비상임이사로 일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무사령부 요원 출신인 김 씨는 2009~2018년 성남 지역을 담당하는 정보 요원으로 일했다. 이 의원의 성남시장 시절과 겹친다. 김 씨는 이 무렵 김혜경 씨 수행비서 배 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2018년 기무사를 전역한 뒤에는 성남에 사무실을 둔 군납업체에서 일했다.
아울러 김 씨가 살던 경기도 수원의 한 다가구 주택은 배 씨와 공동명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지인에게 “배 씨에게 카드 빌려준 적이 있는데 그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 씨 지인은 김 씨가 조사받기 전 이틀간 불안감 때문에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자신과 지내며 숙식을 해결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씨는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인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직후 경찰은 김 씨가 단순 참고인이고 다시 소환할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서나 외부 침입 흔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고, 김 씨가 극단적인 선택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8일 부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