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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나온 인기 빵집도 폐업.. "인건비 너무 빨리 올라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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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나온 인기 빵집도 폐업.. "인건비 너무 빨리 올라 못 버텨"

 

 

 

 

 

방송 출연하며 유명세 얻은 '렁트멍' 지난달 25일 폐업
월 매출 1억 원 넘겼지만 인건비 부담에 순이익은 줄어
"노동집약적인 외식업에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직격탄"

 

 

 

 

 

지난달 25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빵집 ‘렁트멍’ 1호점과 2호점이 모두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문을 닫았다.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이후 한때 가게 밖으로 빵을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에 이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재료 가격 급등으로 가게 유지가 어려워지자 결국 폐업 수순을 밟은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망 붕괴로 폭등한 식자재 가격, 매년 급등하는 인건비, 고물가로 임대료와 공과금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면 서다. 코로나19도 버텨냈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에는 속절없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윤이 남지 않으니 종국에는 폐업이라는 선택지만 남은 곳이 많다.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했던 빵집 렁트멍. 생활의 달인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에 결국 지난달 25일 폐업했다.

 

 

 

 

조선비즈가 지난 13일 렁트멍을 운영했던 박세준(50)씨를 만났다. 박 씨는 “빨리 폐업을 결정한 것이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박 씨가 렁트멍을 개업한 건 2016년.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한 경험을 살렸다. 그의 가게는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다 직접 개발한 파운드케이크가 재작년에 방송을 타며 ‘유명 빵집’에 등극했다. 월(月) 매출이 1억 원을 넘기는 달도 많았다.

하지만 박 씨는 최근 가게를 접고 제빵기계까지 모두 헐값에 팔아넘겼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반토막 나도 근근이 버텨왔지만 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용유와 밀가루, 버터 등 원재료 가격이 폭등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여기에다 구인난과 인건비 상승의 악순환 탓에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며 빵을 구워도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들기만 했다. 빚을 내 버텨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 폐업하는 것이 차라리 최선이었다는 게 박 씨의 이야기다.

 

 

 

 

 

 

 

 

 

 

한때 ‘빵 천재’로도 불린 박 씨는 “주위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이 아깝다며 차라리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하는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은 훨씬 더 줄어든다.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면서 “고환율에 수입물가는 계속 오를 테고, 앞으로도 최소 2년은 자영업 경기는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 착잡하지만 포기하지 못해 빚만 쌓이는 것보다 (폐업이)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한 달이 다르게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박 씨 주위 자영업자들의 증언이다. 그가 가게를 내놓았을 때 다시 한번 고민해 보라고 하던 지인들마저 이제는 가게를 빨리 정리한 것을 부러워하는 지경이다. 폐업이 속출해 공실이 넘쳐나니 웬만한 상가를 넘기면서 권리금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빵집 렁트멍을 운영하던 박세준(50)씨. 조선비즈는 지난 13일 박씨와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자영업 침체의 근본적 원인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꼽았다. 임금이 너무 빨리 오르면서 노동집약적인 외식업에 직격탄이 됐고,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쪼개기 고용’ 등 불완전한 일자리만 늘어나는 등 모두가 만족하지 못할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박 씨는 “외식업계가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임금이 급격히 올랐는데 개인빵집은 아르바이트생을 놓치지 않기 위해 프랜차이즈보다 더 나은 처우를 해줘야 하다 보니 부담이 너무 컸다”면서 “생산을 많이 하려면 인력이 필요한데 인건비를 줄이려고 인력을 줄이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손님을 더 받지 못해 판매량이 감소하는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가게를 다시 열고 재기(再起)하는 꿈을 꾸고 있지만, 박 씨는 아직 확신이 없다.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지만, 계속해서 국내산 재료를 고집하며 고정적인 인건비 부담까지 지고 장사를 하는 것이 더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념을 저버리고 싼 중국산 재료를 쓰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씨는 “가게를 다시 열어야겠다는 생각은 있다”면서 “하지만 과연 다시 시작할 때가 언젠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재료를 타협할 수는 없으니 인건비 부담이 없게 규모를 줄여 가내수공업 형식으로 해야 하나 싶고, 다시 시작을 하려면 경기 상황이 일단은 좋아져야 하는데, 수익 빼고 모든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가 공고화하니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렁트멍이 폐업한 자리는 아직 빈 채로 있다. 최근 새로운 자영업자가 가게를 계약했지만 아직 장사를 시작하지는 않고 있다. 렁트멍 1호점이 폐업한 자리에는 인건비가 들지 않는 무인 문방구가 들어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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